컬럼리스트 : 김 종 우

'바흐'라는 이름을 들을때마다 나의 가슴은 벅차온다. 뭔가 새로운 것이 끊임없이 내게로 와서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 '성자 슈바이쳐'가 합세한다. 그는 물론 아프리카 오지에서 인술을 베푼 행동하는 철학자였다. 하지만 바하의 오르간 음악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이다. 바하연구가들 중에는 바하가 음악에서는 종교심을 풍기지만 생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한다. 슈바이쳐 자신도 연구가였기에 그러한 사실을 깊이 깨닫고 있었을까? 그래서 그 자신은 행동에 있어서도 종교심을 가지려고 람베레네를 선택한 것인가? 우리들은 며칠간의 농촌, 산촌 생활 중에도 어느새 도시의 문화생활을 동경하고야 마는 데 그 자신은 얼마나 번뇌가 많았을지... 그런 번뇌가 찾아올때 마다 나무 건반을 두드리는 운지연습으로 잊으며 반생을 보냈을 것이다. 그는 때때로 의료물자가 부족할 때마다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오르간 연주회를 가졌고 레코딩을 했다. 나에게는 그가 연주한 바하의 오르간곡이 모노 엘피로 한장 있다. 그런데 이 곡을 들을 때면 다른 연주가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절절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마치 성당에서 듣는 듯한 엄숙함과 경건성 그런 것이다. 혹자는 그가 기교면에서 좀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덤덤한 것이 더 좋다. 그 편이 그의 꾸밈없는 종교심을 나타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