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리스트 : 김 종 우

한날 한시의 태어난 A4용지라도 그 운명은 극에서 극일수 있다. 만약 어느 학생이 기말고사 리포트를 프린트 아웃을 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마침 글자가 한자 틀린 것이 발견되었다면 꼼꼼한 학생은 새용지에 다시 뽑을것이다. 그리고 이때 쓰인 A4지는 세상에 빛 한번 제대로 받아보지 못하고 휴지통에 구겨져 골인되는 운명에 처해지는 것이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어느 써클에서 합창연습을 하려고 악보를 복사하는 과정에 용지가 쓰였다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이 용지는 상당히 축복을 받은 것이다. 이 종이는 악보촐에 끼워져 대대로 보관되어지며 행사가 있을때마다 새로운 주인의 입을 통해 그 가치를 발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비록 몇십원짜리 종이위에 쓰여진 것이라도 일단 악보가 되면 대단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게 된다는 참으로 오묘한 섭리를 가진다. 그리고 그 흐름을 따라 부르는 단원 단원들의 얼굴에서 무공해의 미소란 재화의 척도로는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