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리스트 : 김 종 우

오늘은 서교동 성당의 우리소리 미사에 참례하러 갔다. 성당은 소가 누워있는 모양이라 하여 와우산이 된 그 자락의 홍대근처에 위치하고 있었다. 미사전 주례신부님이신 김종국 신부님의 설명이었었다. 우리의 성가는 그 처음 불란서 이방인 신부님의 영향을 받아 독일 '코랄'풍의 미사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에겐 아직 우리풍의 미사가 미흡하다는것이다.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은 말할것도 없고 우리의 전통과 함께 사셨을 노인분들 조차도 35년 식민의 문화를 잊어버리지 못하고 아직도 답습한다는것이다. 결국 우리풍의 미사는 아직도 요원하다고 한다. 그러나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강조된 토속성을 바탕으로 만들어 우리의 성가를 찾자는 취지에서 신부님은 우리소리 관현악단을 만들어 우리의 성가를 찾고 만들고 다듬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한단다. 그리고 그 한가지로 매주 토요일마다 오후 6시에 특전미사를 열어 우리 국악성가의 아름다움을 나누어 토착화에 대한 인식을 재고시키고자하는 것이다. 미사는 입당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앞줄에는 조선시대 도량복장을 한 복사가 앞장을 서고 이어 성서를 높이든 두명의 독서봉사자 그리고 갓을 쓰고 도포를 걸치고 영대를 한 신부님이 제단 앞으로 걸어갔다. 이때 카라얀의 성 베드로 성당에서의 대관식이 떠올랐다. 85년 그러니까 노구의 카라얀이 세상을 떠나기 4년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집전으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서는 카라얀 지휘의 모짜르트 대관식이 있었다. 마침 그 날도 6월 29일. 전례력으로 '성 베드로와 바오로 축일'이 되는 것이다. 비디오로 본 그날의 입장에서도 첼레브란테스(성서를 높이 들고 입당하며 사제가 복음을 낭독시 성서를 받치고 있게 된다.)는 금자의 성서를 높이들고 입당하였다. (우리소리 미사시 아쉬운점이 있다면 입당시 검정색표지의 공동번역 성서를 들고 올것이 아니라 한지에 정성껏 필서한 성서로 대치함이 좋을듯 싶다) 입당에 이어 기리에와 글로리아. 강수근 신부님의 '국악 미사'였는데 한양대 국악과 교수님이신 이상길님과 20명의 국악 관현악단의 연주는 정말로 일품이었다. 미사 전 연습때도 잠깐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양약 성가의 국악적 해석에 대해 배울 바가 많았다. 관현악단은 앞에서 발현, 타현, 찰현악기가 있었고 뒤에는 관악기와 타악기가 있었는데 그 앙상블은 너무도 절묘했다. 강론시 신부님은 너무도 재미있게 그리고 사제의 권위를 배제한 친근함속에서 마치 한편의 옛날이야기를 듣듯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주셨다. 그리고 우리도 축제날의 야단스러움으로 말씀을 들었다. 강론 후 사도신경은 니케아신경으로 읊었으며 성체현시때에는 징소리를 울려 마치 봉화가 올라갈때의 변방의 북소리를 연상케했다. 그리고 성체 후의 묵상시간에는 청송곡을 듣는듯한 대금의 애잔한 멜로디라인 위로 신부님의 묵상이 있었다. 미사는 전체적으로 진한 감동의 연속이었다. 우리의 미사가 이러한 방향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점도 새삼스레 느꼈고 말이다. 미사후 미사를 같이 참례하였던 이태리 신부님 세 분이 색다른 체험에 관한 말씀을 하셨다. 모두가 즐겁고 때로는 성체의 신비가 실재하는 상황이었다고까지 말씀하셨다.